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동무론

수필

by K민석 2016. 4. 20. 10:41

본문





1/ 책속의 문장

- 약속을 지키기 시작하는 것은 새로운 종류의 중력을 느끼는 것과 같다.

- 흔히 혼동하지만, 호의는 그 자체로 신뢰와 아무 관계가 없다. 몸이 의도를 배반하듯이 신뢰는 자주 호의를 비껴간다. 그러므로 신뢰를 호의와 혼동하는 것은 인간관계를 고민하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짚어야 할 중요한 실천적 과제다.



2/ 한 장의 글

-

군주와 나비는 약속과 신뢰에 묶이지 않는다. 군주는 묶일 필요가 없으며, 나비는 묶인 채 살아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 동무의 길은 군주와 나비의 길, 강자와 약자의 길이 알지 못하는 새 길이다. 그것은 없던 길, 혹은 군주들과 나비들의 작란 속에서 오래 잊혀진 길이다.


-

사랑의 발생과 기동이 특별히 마음과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이유는 마음은 워낙 실없는 인과와 자기 중심적 필연성을 제멋대로 짜맞추는 주범이기 때문이다. (…) 마음이라는 사이비 사랑밭을 폐기한 채, 그리고 거꾸로 말과 살을 적절히 아는 채 사랑하라는 것이다.



3/ 책의 느낌

세상을 구분하는 철학을 여러가지로 나눌 수 있겠지만 가장 고전적이고 단순한 방법은 바로 '유물론'과 '관념론'일 것이다. 유물론은 '물건' 즉 물리적인 사실들을 중심으로, 관념론은 감정이나 추상적인 개념을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너무 단순화시켜서 오해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많은 사람들이 이 개념을 들으면 '나는 유물론자이다'라고 생각할 테지만 대부분은 오히려 관념론에 가깝다. 세상의 상당한 부분은 관념론에 근거하여 살아간다.


호의와 신뢰의 문제, 약속, 사람들 사이의 관계맺음. 

이 많은 말들은 유물론과 관념론 둘 사이에서 끊임없이 진동한다. 그 진동사이에서 사람들은 혼란과 불만을 느끼며 화를 내기도 하고 포기하기도 한다. 


동무라는 표현, 친구도 아니고 연인도 아닌 관계. 나비도 아니고 군주도 아닌 그런 인간들이 추구해야할 가치라고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도 그게 무엇인지 정의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는 작가의 능력부족이 아닐 것이다. 이론이나 관념적이지 않고, 현실적이고 유물론적으로 인간관계를 정의내리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 김영민, 동무론, 한겨레 출반, 2008

읽은기간 : 15.5.9.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혼자의 발견  (0) 2016.04.24
모든 것은 빛난다  (0) 2016.04.21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0) 2016.04.10
어떻게 살 것인가  (0) 2016.04.03
카탈로니아 찬가  (0) 2016.03.26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