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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수필

by K민석 2016. 4. 10.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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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속의 문장

- 사람이 자기를 알아주는 지기가 없다면 이미 죽은 목숨보다 못한 것이다.

- 무릇 사대부 집안의 법도로는 벼슬길에 높이 올라 권세를 날릴 때 빨리 산비탈에 셋집을 내어 살면서 처사로서의 본색을 잃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만약 벼슬길이 끊어지면 빨리 서울 가까이 살면서 문화의 안목을 잃지 않도록 해야한다.



2/ 한 장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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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처음에는 경학을 공부하여 밑바탕을 다진 후에 옛날의 역사책을 섬렵하여 옛 정치의 득실과 잘 다스려진 이유와 어지러웠던 이유 등의 근원을 캐보아야 한다. 또 모름지기 실용의 학문, 즉 실학에 마음을 두고 옛사람들이 나라를 다스리고 세상을 구했던 글들을 즐겨 읽도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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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잡이로 그냥 읽어내리기만 한다면 하루에 백번 천번 읽어도 읽지않은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무릇 독서를 하는 도중에 의미를 모르는 글자를 만나면 그때마다 널리 고찰하고 세밀하게 연구하여 그 근본 뿌리를 파헤쳐 글 전체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날마다 이런 식으로 책을 읽는다면 수백가지 책을 함께 보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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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한 장 쓸 때마다 두번 세번 읽어보면서 이 편지가 사통오달한 번화가에 떨어져 나의 원수가 펴보더라도 내가 죄를 얻지 않을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써야하고, 또 이 편지가 수백년 동안 전해져서 안목있는 많은 사람들의 눈에 띄더라도 조롱받지 않을 편지인지를 생객해 본 뒤에야 봉해야하는데, 이것이 바로 군자가 삼가는 바다.



3/ 책의 느낌

어떻게 공부하고 살아야 하는지 지혜를 얻는 방법은 세상에 수없이 많다. 

좋은 선배와 후배들,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며 알아갈 수도 있고 좋은 스승을 만나서 혜안을 깨우칠 수도 있다. 혹은 혼자서 고민하고 생각하면서 지혜를 터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좋은 옛 책들을 읽는 것도 의미있는 방법이다.

그 중에서도 꽤나 좋은 방법은 바로 '편지'를 쓰는 것이다. 그저 문자나 카카오톡이 아니라, 전화나 직접 만나서 하는 대화가 아니라 편지를 쓰는 것도 종종 매우 좋은 의미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직접 글을 써본다는 것, 그 글이 거창하거나 대단하지는 않지만 직접 문장을 구성하고 생각을 펼쳐보는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 그리고 그 글을 읽는 사람이 특정 대상으로 정해져 있기에 목적과 독자에 맞는 글을 써야만 한다.


정약용이 썼던 편지들, 그 편지들은 아주 오래되고 좋은 경전은 아니더라도 좋은 참고서 이상의 가치를 우리에게 지닌다.

그가 읽었던 수많은 고전을 다 읽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그의 편지 정도는 한번 읽어볼 이유가 있다. 


- 정약용,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창비, 박석무 편역,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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